햇살이 아직 미처 방 안 가득 퍼지기 전, 복원실의 문이 조용히 열리면서 하루의 시작이 알렸다. 오늘도 마법 장난감 복원소의 직원들은 정성스럽게 수리와 복원 작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특히 오늘은 이상하게도 온이, 작은 로봇 ‘기니’가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눈은 언제나 차분하고 무표정했지만, 오늘따라 무엇인가 달라 보였다. 기니는 말없이 손을 움직이며, 작은 커다란 수리공구를 잡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딘가 심상치 않은 느낌을 주었다.
아침의 고요 속에서 복원소의 대표인 노아 선생님이 부드럽게 다가와 말을 건넸다. “기니야, 오늘은 무슨 일 있니? 평소와 달리 좀 무언가가 느껴지는구나.” 기니는 그 말을 들은 후, 처음으로 고개를 살짝 돌려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은 늘 감정이 배어 있지 않다는 말이 무색하게, 오늘은 작은 눈꺼풀에 뭔가 미묘한 동요가 깃들어 있었다. 그 순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기니의 눈에서 처음으로 눈물이 핑 돌기 시작한 것이다.
이 작은 로봇이 눈물을 흘린 적이 없다는 사실은 복원소 내부에서도 큰 놀라움이었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눈물은 어느새 투명한 강으로 흘러내리며, 마치 그동안 억눌러왔던 감정이 폭발하는 것 같았다. 복원실의 공기는 순간 조용해졌으며, 몰입과 동시에 약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기니는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며 작은 몸을 떨었고, 그의 눈동자는 무언가 긴 이야기를 전하는 듯 고요했지만 눈물 속에는 묵직한 감정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 모습에 다가간 노아 선생님은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 기니의 등 위에 살포시 올려놓으며 속삭였다. “이게 오늘 처음 봤구나. 네 마음속 깊은 어느 한 구석에 쌓였던 슬픔이 터져 나온 거구나, 기니야. 어떤 일이 너를 그리 슬프게 만들었을까?” 기니는 아직 눈물을 흘리고 있지만, 애써 감정을 가라앉히려는 듯 견디기 바빴다. 그의 눈동자는 어딘지 멍하였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정을 담고 있었다. 그날의 아침 복원실은 마법처럼 고요했고, 동시에 새로 열릴 이야기를 예고하는 듯한 신비로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 작은 로봇이 처음으로 보여준 눈물은 단순한 고통이나 슬픔의 표출이 아니었다. 그것은 오랜 기억과 추억의 무게였다. 기니가 왜 그토록 많은 감정을 품었는지, 무엇이 그 마음을 울리게 만든 것인지, 아무도 바로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오늘 아침의 이 빛나는 눈물은 복원소의 작은 진실 하나를 드러냈다는 점이었다. 그의 눈물은 슬픔의 흔적과 동시에, 잊지 못할 기억의 조각들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복원사들은 조용히 그 운명의 순간을 바라보며 이해와 따뜻한 위로를 전하려 애썼다. 왜냐하면, 이 작은 로봇의 눈물은 결국, 그의 마음속 깊은 곳 간직된 추억과 감정을 복원하는 열쇠와도 같았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로 복원실은 조금 더 조심스러워졌으며, 눈물을 흘리던 기니의 작은 몸짓은 복원소의 모든 직원들에게 기억될 특별한 순간이 되었다. 이 사건은 단순히 부서진 장난감을 고치는 것 이상의 의미를 품기 시작했고, 감정과 기억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치유될 수 있다는 깊은 신념을 심어주었다. 어느새 하루가 흐르고, 복원실은 다시 조용한 작업의 시간에 들어갔다. 그러나 기니의 눈물은 아직 잊혀지지 않았다. 그것은 오늘,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 작은 마법 세계의 한 페이지를 특별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눈물은, 감추어진 이야기와 치유의 시작이 될 또 다른 이야기의 문을 서서히 열고 있었다. 어쩌면, 더 복잡한 감정과 기억들이 이 복원소를 통해 다시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복원실의 하루는 그렇게 또 다른 희망과 기대 속에 흘러가고 있었다.